이 책은 20여편의 체험수기가 기록되어있다. 그것들은 표면상 독립적인 이야기들이지만, 전체를 관통하는 내용은 ‘디아스포라적 삶의 고통’과 ‘억척스런 극복의 역사’이다. 글 전체를 연결해서 읽다보면, 조분조분 건네는 ‘일인칭 화자’의 말을 통해 한편의 자전적(自傳的) 소설(小說)을 짚어 나가는 착각에 빠져들게 한다. 아들 ‘빠벨’에게 자신의 험하면서도 소중한 경험을 전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지만, 실은 구소련 고려인들이 100년 가까이 겪어온 고통을 조국 특히, 대한민국의 동족들에게 알려주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우리가 언필칭 ‘해외 동포들을 끌어안아야 한다’고 외치지만, 그들의 지나 온 세월과 그들의 마음을 모른다면 모두가 구두선(口頭禪)일 따름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한국인이라면 모두 읽어야 할 ‘해외동포의 교과서’ 라고 할수 있다. 특히 학계의 인사들이나 해외동포 관련 정책에 관여하는 인사들은 안두(案頭)에 두고 밥 먹듯 펼쳐 보아야 할 책이라 생각한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