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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안경기 3    
저자:능몽초 저, 문성재 역
출판일월일:2023년 2월 28일
판형/면:신국판 / 446면
ISBN:979-11-6995-353-5 93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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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연구재단 학술명저번역총서 동양편 625

 

일 3국 번역의 최종 완결판!

수백 년 전 중국의 지식인상인관리여성들이 펼치는 천태만상을 다룬 총 40편의 이야기를 풍속화처럼 들려주는 문제의 소설집.

오랫동안 금서로 낙인 찍혀 자취를 감추었다가 일본에서 발견된 것을 세계 최초로 완역하다!


• 중국에서의 스토리텔링 변천사

중국에서 송원대에는 직업적인 이야기꾼(‘설화인說話人’)이 관중을 대상으로 이야기를 들려주는 공연 행위를 설화라고 불렀다. ‘은 들려주기telling, ‘는 이야기story라는 뜻<이므로, ‘설화는 말 그대로 스토리텔링이라는 말인 셈>이다설화는 시각적인 효과도 중시했지만 주로 청각에 호소하는 서사 예술이었다명대의 희곡과 언어로 각각 박사 학위를 취득한 역자는 수십 년 동안 당대 이래 거의 1,000여 년 동안 창작된 각종 공연예술과 언어(백화관련 번역 및 연구에 매진해 온 저력을 충분히 발휘하여 능몽초 박안경기가 지닌 원작 특유의 구어적 뉘앙스와 극적인 장치들을 보다 근사하고 생생하게 되살리고자 최선의 노력을 경주하였다.

 

• 이번 출판의 문예사적 의의

<국내 중문학계에서 송청대 백화 통속문학에 대한 이해-연구-교육은 거의 잃어버린 고리(missing link)’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그 같은 소외는 그 1,000년의 긴 기간이 북방 오랑캐들이 중원을 지배한 역사적 암흑기였기 때문이기도 했으나 그보다 더 결정적인 원인은 ‘(-)화본이라는 장르의 복잡성과 백화라는 구어체 중국어의 난해성에서 찾을 수 있다.> 박안경기에는 문학적으로 시가산문소설희곡 등 다양한 장르들이 혼재하는데다가언어적으로도 당명 등층위가 서로 다른 서면체(고문)와 구어체(백화)의 표현들이 1,000여 년이라는 오랜 기간 동안 켜켜이 축적되고 뒤섞여 있다언어적인 균일성 또는 통일성이라는 측면에서는 그다지 좋은 점수를 주기 어려운 셈이다.

그러나 시각을 문화예술 분야로 옮겨서 이야기 하면 그 평가는 사뭇 달라진다그것은 스토리텔링을 생업으로 한 직업적인 이야기꾼이 아닌 지식인이 송원대 화본을 모방해 창작한 최초의 의화본擬話本 소설집일 뿐만 아니라저잣거리의 공연예술이던 소설이 서재의 읽을거리로 이행하는 중국소설의 발전과정을 직접 보여 주는 생생한 증거이기 때문이다공연예술사적으로 보거나 고전문학적으로 보거나 똑같이 기념비와도 같은 중요한 의의를 지닌다는 뜻이다그렇다 보니 지금까지 해당 분야의 학자들은 말할 것도 없고문학연극오락출판 등다양한 분야의 종사자들에게도 흥미로운 텍스트로 간주되어 왔다.

박안경기의 번역은 어떤 의미에서 송청대의 중국어구어문학 연구를 활성화 시키는 데에 유용한 촉매 역할을 할 뿐 아니라조선 중기부터 국내에 포착되기 시작하는 언해본 국한문 소설들에서 보이는 문화수용계보분석언어변용 등의 양상들을 파악하는 데에도 상당히 유용하다그런 점에서 볼 때박안경기의 완역은 비단 명대 소설뿐만 아니라 명대의 문학예술언어에 다가가고 통찰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주는 대단히 중요하고 의미 있는 성사盛事이자 쾌거快擧인 셈이다.

 

• 기대효과

이번 박안경기》 출판의 의의는 단순히 박안경기라는 소설집의 출판이라는 차원에서 그치지 않는다앞으로 관련 연구기관공연 현장과의 공조협력 하에 연극영화 제작 현장에서 직접 ‘2차 창작’(공연)의 소재로 활용될 수가 있다만일 추가적인 보완이 이루어진다면 또다른 문화상품으로 발전시킬 수도 있을 것이다. <역자가 번역한 희곡들 중에서 조씨고아가 2015년에 극단 해를 보는 마음(황준형 연출)을 통하여회란기가 2022년과 2023년에 극공작소 마방진(고선웅 연출)을 통하여 각각 각색되어 무대에 올려진 것이 그 단적인 증거이다특히 회란기는 ‘2022년 한국 연극 베스트 7’에 선정될 정도로 큰 호평을 받았다.> 사용자가 국내 연극영화교육계에 어떻게 접목시키느냐에 따라서는 박안경기의 각 작품들 속에서 발굴되는 다양한 스토리텔링(story-telling)’의 소재와 컨텐츠들을 인문학에서 선발주자인 중국과 일본에 역수출 하는 것도 얼마든지 가능한 것이다뿐만 아니라번역공연창작교육이 ‘4위 1(四位一體)’를 이룬 전방위적이고도 다양한 부대효과들을 창출해낼 수도 있다박안경기의 사회문화적 기여도를 높이고 보다 많은 부대효과를 창출해 내자면 역주해제 이상의 독서장치가 필요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