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는 정경의 교융을 추구하는데 이는 시인의 흥취, 즉 시의 대상과 합일을 추구하거나 감정이입을 통해서 감각을 드러낸다. 시로써 뜻을 말하기 때문에 시인의 성정이 반영되어 나타난다. 그러나 철학적 사유를 바탕으로 절제되고 여운이 있는 시는 의경의 편폭이 크고 넓은데 비해 그 의미파악이 용이하지 않고 다양한 제재를 통한 경물의 묘사는 시인의 정감이 쉽게 드러나지 않아 독자가 이해하는 데 용이하지 않다.
이 책은 이글을 읽는 분들이 조금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고 조선조 우계 성혼의 학맥 가운데 특히 한시 풍격과 미적특질이 어떻게 계승되어 가는지를 조선 중기의 우계의 제자들과 호남의 소론계의 문인에 이르기까지 범주를 넓혀 살펴본 결과물이다.
제1부에서는 창랑(滄浪) 성문준(成文濬, 1559~1626)의 시학과 풍격을 살폈다.
제2부에서는 추탄(楸灘) 오윤겸(吳允謙, 1559~1636)의 한시의 배경과 현실 인식을 고찰하였다.
제3부에서는 호남 소론계 문인들의 한시를 다루었다.
4부에서는 시경시의 민중의식을 고찰하였다.
1, 2, 3부에서 살펴본 인물들은 아직 학계에 잘 알려지지 않아 연구가 미미한 실정이다. 이 책이 이들을 주목하는데 자그마한 초석이 되고 향후 이들을 조명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