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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후기 심설논쟁 간재학파    
저자:한국전통문화대학교 한국철학연구소
출판일월일:2022년 8월 16일
판형/면:4×6배판 / 1142면
ISBN:979-11-6586-467-5 94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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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유학사의 판맺음[結局]’을 한 간재(艮齋) 전우(田愚: 1841~1922)는 같은 시기 영남의 면우(俛宇) 곽종석(郭鍾錫: 1846~1919)과 함께 쌍벽을 이루었던 거유(巨儒). 율곡학파의 3백년 전통을 오롯이 이어받은 학자로 평가를 받는다. ‘판맺음은 간재의 학술사적 위상을 한 마디로 드러내는 데 적합한 말이라고 하겠다.

세상에 전하기를 간재의 제자가 3천 명에 이른다고 한다. 1962년에 나온 활자본 화도연원록(華嶋淵源錄)을 보면 관선록(觀善錄)급문(及門)존모록(尊慕錄)3부에 등재된 문인이 2,338명이다. 이들은 대개 간재의 직전제자(直傳弟子) 범위에 든다. 간재 문인들의 거주지를 보면 제주도로부터 호남영남호서영동을 거쳐 함경도 삼수(三水)갑산(甲山), 북간도에 이르고 있다. 이처럼 광범한 경우는 여타 학파에서는 찾아보기 어렵다. 당시 전국적 조직망을 갖추고 있던 노론 학맥의 영향이 컸다고 본다. 게다가 영남학파가 지방색이 짙은 데 비해 간재 문하는 상대적으로 개방적이었으며, 간재는 찾아와서 배우는 것[來學]을 고수하지 않고 찾아가서 가르치는[往敎] 것에 힘썼던 것이 주효하였다. 사십 대 이후 전국 각지를 돌면서 수많은 강학 활동을 벌였으니 삼천제자를 두었다는 말이 허언은 아니었던 것이다.

간재의 성리학은 심의 주재성보다도 성의 주재성을 강조하는 데서 특성을 발휘하였다. 이는 대학등 유가 경전의 해석에도 반영되었다. 간재와 그의 문인들은 심즉리설(心卽理說)을 내세워 심의 주재성, 능동성을 주장하는 이들에 대해 강력히 비판하였다. 심의 주재성, 능동성을 강조하다보면 현실을 자의적(恣意的)으로 판단하여 자가 위주로 행동하는 말폐가 없을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심즉리설이 창광자자(猖狂自恣)로 흐를 우려가 크다는 점에서 양명학과 다를 바 없다고도 비판하였다.

간재학파 학인들은 다른 학파와의 학술 논쟁을 통해 학파의 위상을 확고하게 세워나갔다. 간재의 학설과 논리를 계승하면서 더욱 정련(精鍊)하는 작업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 특히 심설논변에서 불꽃 튀는 논전(論戰)을 벌였는데, 현재까지 남아 있는 논변 문자는 분량 상으로는 조선말기 4대학파 가운데 가장 방대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