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의 피해자는 늘 무고한 사람들이다. 전쟁이란 선과 악의 대결이다. 하지만 선으로 시작하였던 전쟁도 결국 악의 편으로 돌아선다. 바로 이것이 전쟁의 광기이다. 그래서 행위는 결과를 동반한다. 이러한 재앙은 우리의 의식 속에 잠들어 있다. 잠들어 있다는 것은 언젠가 깨어난다는 뜻이기도 하다. 역사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묻혀 진 역사는 누군가에 의해 반드시 발굴되어 햇빛을 볼 것이기 때문이다. 그것은 시대의 증인이며 이 땅의 최후의 양심의 보루인 작가의 몫이다. 가슴에 와 닿는 말이다. 모국어는 우리 문필가에 의해 닦여진다. 잊혀져가는 전남 동부지역의 사투리와 서부경남 지역 사투리를 찾아 쓴 것을 보면 작가의 모국어에 대한 애착에 독자는 혀를 내두를 것이다 일독을 권한다.
반공 이데올로기 속에 빨치산이라고 몰려 학살당한 민간인의 일들……. 이를테면 경남 거창·산청·함양·전북남원·전남함평 등 지리산 지역 내에서 펼쳐진 빨치산 토벌작전 구역에서 희생된 양민과 경남 창원과 김해지역에서 저질러진 보도연맹원들의 학살사건 등 전국각지에서 일어난 풀리지 않은 수많은 사건은 이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들이 풀어야 할 숙제인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