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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역내전 2    
저자:왕부지 지음 / 김진근 옮김
출판일월일:2014년 12월 15일
판형/면:신국판/448면
ISBN:978-89-6071-453-3 94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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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연구재단 학술명저번역총서 동양편 613

2015년 대한민국학술원 우수학술도서

 
 
이 『주역내전』은 왕부지의 67세 때 작품이다. 그의 나이 20대 중반에 명나라가 멸망함으로써 그에게 이제 선비로서 의로움[義]을 피워낼 국가가 없어져버린 상황에서, 그는 평생을 명나라의 유로(遺老)로 살면서 학문에 매진하였다. 그 결과 왕부지는 주희와 함께 중국 전통 철학을 대표할만한 최고의 경지에 올랐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러한 왕부지의 학문적 완숙기에 이루어진 작품이 바로 이 『주역내전』이다.
이 『주역내전』은 중국철학사 3천년 동안 출현한 걸작 중의 걸작으로 평가할만하다. 그 까닭은 다음과 같다. 첫째, 의리역학의 정수(精髓)를 보여주고 있는 이 책은 사람이 어떻게 하면 짐승들과 구별되는 세상을 이루며 살아갈 수 있는지에 대한 대안을 요연하게 제시하고 있다. 『주역』으로 배움을 삼으라 하며, 군자라면 점쳐 얻은 것이 길하든 흉하든, 자신에게 득(得)이 되는 것이든 실(實)이 되는 것이든, 똑같은 원리로 보며 자신의 주어진 삶으로 맞이하라는 가르침을 담고 있다. 둘째, 이 책은 동양철학사에서 ‘인식체계의 대전환(paradigm shift)’을 불러일으킬만한 발상(發想)을 담고 있다. 도기관(道器觀)에서 종래의 도(道) 위주의 세계관을 기(器) 위주의 세계관으로 전환하며 기(氣)를 이 세계의 본체로 내세우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는 이를 정치(精緻)한 논리에 실어 설득력 있게 개진함으로써 기철학(氣哲學)의 본보기를 여실히 구현하고 있다. 셋째, 이 책은 문ㆍ사ㆍ철에 두루 달통한 저자의 식견에 입각하여 동아시아의 고전에 나오는 내용과 역사적 사건들을 예로 들어가며 『주역』을 풀이하고 있다. 따라서 그 풀이의 적실성과 구체성을 그만큼 높인다고 할 수 있다. 즉 그가 13경(經)과 24사(史)를 완벽하게 이해하고 있는 바탕 위에서 관련되는 것들을 끌어다가 괘ㆍ효사에 담긴 의미를 설명함으로써 『주역』을 그만큼 우리가 가깝게 느끼도록 해준다. 이러한 점들은 왕부지의 『주역내전』이 이전의 그 어떤 『주역』 해설서보다도 수준 높은 것임을 보여주기에 충분하다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