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위치 : Home > 한국연구재단 학술명저번역

당척언 下    
저자:五代 王定保 지음, 김장환 옮김
출판일월일:2013년 5월 15일 발행
판형/면:신국판/488면
ISBN:
판매가격 :
수 량 :



한국연구재단 학술명저번역총서 동양편 604

2014년 대한민국학술원 우수학술도서   

 
 
『당척언(唐摭言)』은 오대(五代)의 왕정보(王定保)가 찬한 역사쇄문류(歷史瑣聞類) 필기집으로, ‘당나라 때의 주워 모은 이야기’라는 뜻이다. 하지만 다른 필기잡저들처럼 그냥 주워 모은 이야기가 아니라, 상당히 용의주도하게 하나의 일관된 주제를 가지고 주워 모은 이야기다. 그 주제는 다름 아닌 ‘과거(科擧)’다. 당 제국을 지탱해주었던 기반 가운데 하나인 관료체제의 근간이 바로 ‘과거’라는 인재선발 방법이었다. 『당척언』은 대부분의 편폭에서 당나라의 과거제도 및 그것과 연관된 활동을 기술했는데, 역사기록에 없는 바를 상세하게 갖추어 놓았으며, 기록된 기타 잡사(雜事)에서도 당시 과거시험장의 기풍을 잘 반영하고 있다. 많은 명사 시인들의 일화와 그들의 문집에 기재되어 있지 않은 몇몇 구절들 역시 『당척언』의 기술을 통해 전해졌다. 이 책은 과거제도의 연혁을 고증하고 당대 문학을 연구하는 데 매우 유용하다. 『당척언』에 실려 있는 문인 일화 중에는 후대 문학작품의 전고로 사용된 것이 많으며, 일부 고사성이 뛰어난 것은 후대 소설과 희곡 작품으로 개작되기도 하여 문학사료로서의 가치도 높다.
중국 필기문헌을 전공하고 있는 옮긴이는 이전부터 『당척언』의 문헌적 가치를 중요하게 여겼고, 당나라 문인들의 고사를 살펴볼 때 틈틈이 『당척언』을 참고했다. 옮긴이는 1988년부터 2005년까지 중국 고대소설의 보고인 『태평광기(太平廣記)』를 완역한 바 있는데, 『태평광기』에 『당척언』의 고사 130여 조가 수록되어 있어서 보다 자세하게 『당척언』을 읽어보면서 언젠가 『당척언』 전체를 완역해보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다가 2011년에 한국연구재단의 동서양명저번역지원사업에 신청하여 선정되면서 드디어 『당척언』을 완역할 기회를 얻게 되었는데, 마침 그해 9월부터 1년간 미국 하버드대학교 페어뱅크센타 중국학연구소에서 연구년을 보내게 되어 본격적인 번역에 착수할 수 있었다. 『당척언』은 다양한 고사를 필기형식으로 자유롭게 기술하다 보니 전체적으로 문장이 다소 난삽하여 번역하기가 꽤 까다로웠는데, 다행히 그 사이에 중국과 대만에서 교주본과 역주본이 나와 있어서 번역할 때 많은 도움을 받았다. 또한 하버드대학교 옌칭도서관에 『당척언』의 주요 판본들이 모두 소장되어 있어서 편리하게 참고할 수 있었다.
이제 『당척언』 15권 전체를 완역하고 역주함으로써, 그동안 옮긴이에게 남아 있었던 숙제 가운데 하나를 마무리하게 되었다. 공부 길을 함께 걸어갈 멋진 벗이 또 하나 생긴 셈이지만, 옮긴이가 이 멋진 벗의 면면을 얼마나 잘 이해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자신이 서지 않는다. 앞으로 계속 진지하게 대화하면서 풀어나가야 할 과제다.
『당척언』이 국내에서 처음 번역되고 출판될 수 있도록 연구비를 지원해준 한국연구재단에 먼저 깊이 감사하며, 번역 결과물에 대해 호평과 함께 고칠 부분을 꼼꼼하게 지적해주신 이름 모를 두 분의 평가자 선생님께도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끝으로 연구년을 보내는 동안 말 그대로 ‘연구’한다고 늘 컴퓨터 앞에 앉아 있던 옮긴이를 묵묵히 응원해준 소중한 아내 메이(美)와 자랑스러운 딸 부이(府以)와 믿음직한 아들 정(鼎)에게 고마움을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