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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환기의 중국대학I: 대학과 국가    
저자:김영진․박영순․이경자 공역
출판일월일:2012년 5월 30일
판형/면:신국판/396면
ISBN:978-89-6071-255-3 94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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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학술원 우수학술도서
 
대학은 국가와 사회의 필요에 부응하여 지식과 고급인력을 생산해내는 대리인이면서, 보편적 학문과 이성의 담지자로서 한 사회의 진보와 변혁을 선도하는 공간이기도 하다. 대학은 한 사회의 지속성을 담보하는 재생산 메커니즘이자 변화를 추동하는 역동적인 조직이며, 한 사회의 향후 변화를 미리 가늠하는 중요한 선행지표이다.
교육학, 역사학, 정치학, 경제학, 문학 등 다양한 연구배경을 가진 9명의 중국 연구자들이 참여하여 연구하였으며 모두 6차례의 국내·국제학술회의 그리고 20차례의 콜로키엄을 개최하여 국내외 관련 연구자들과 지속적인 교류를 하였고, 이를 통해 연구의 외연을 확장해나갔다. 또한 2차례 중국 내 교수들과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통해 의미 있는 조사결과를 도출하여 논문 속에서 활용을 하였으며, 현지조사와 전문가 면담 등도 진행하였다. 이 연구를 수행하는데 있어서의 문제의식과 연구방향 그리고 개별 연구 성과를 다루었다.

중국의 대학제도는 중국이 1840년 아편전쟁으로 세계질서에 강제로 편입되면서 부국강병의 방편으로 서구로부터 도입되었다. 그와 함께 근대적 대학은 전통적 지식인 양성의 장이었던 공립의 국자감(國子監)과 민간교육 기관인 서원(書院)이 지향한 바와는 다른 것이었다.
1911년 신해혁명으로 시작된 중화민국의 성립은 대학의 역할과 위상을 새롭게 변모시켰다. 즉 대학은 학문적 자율성과 변화의 주체라는 새로운 정체성이 설정되었던 것이다. 특히 1919년 전후의 신문화 운동을 거치면서 대학의 이러한 역할은 구체적으로 구현되기 시작하였다. 신문화 운동의 결과 ‘심적혁명(心的革命)’은 대학을 통해 전사회의 중요한 지표가 되었고, 나아가 국민의 주권의식을 발양시키기에 이르렀다. 그렇지만 1930년대와 1940년대 전쟁과 내전의 상황 하에서 이러한 논쟁은 계속되지 못하였고, 대학의 역할은 구국의 목표에 종속될 수밖에 없었다.
그 이후 사회주의 체제 하에서 대학은 사회주의 건설을 위한 국가의 목표를 실현하는 도구로 기능하게 되었다. 문화대혁명(1966~1976) 시기에는 대학이 정치의 장(場)이 되면서 통상적인 기능을 상실하기도 하였다.
1980년대 시장화 개혁과 개방으로 대학은 거기에 상응하는 사회경제적 역할을 부여받았다. 그것은 무엇보다도 국내외적 연계성을 가진 시장경제체제가 요구하는 지식의 수용과 생산, 유지, 전달을 의미하였다. 그렇지만 대학의 기능은 시장의 요구에 의해 정해진 일차적 목표, 즉 경제 발전을 위한 교육과 학문의 수행에 멈추지 않았다.
1989년 천안문사건과 같은 민주화의 요구는 사회적 변동에 있어서 대학의 역할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동시에 근대 이후 대학의 교육과 학문에 있어서 주변화 되었던 중국의 고유한 전통과 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고 그에 대한 적극적인 해석이 이루어져왔다. 이것은 전통과 현대, 동서양의 가치, 근대와 탈근대와 같은 본질적인 문제들과 관련되며, 특히 중국사회가 당면하고 있는 근대화의 완성에 경로 의존적(path-dependent) 성격을 부여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한 사회의 가치창출의 중요한 제도로서 대학의 정체성 문제가 새롭게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