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通事』는 『老乞大』와 함께 조선시대의 司譯院에서 사용되던 대표적인 중국어 학습서이다. 『老乞大』가 중국으로 물건을 팔러 가는 고려 상인이 도중에서 중국 상인을 만나 동행하면서 나누는 여행, 무역과 관련된 내용 등 비교적 평이한 내용을 담고 있는 초급 수준의 학습서라면, 『朴通事』는 상대적으로 고급 회화를 중심으로 꾸민 학습서로 평가되고 있다. 『朴通事』는 중국의 세시풍속은 물론 풍물, 오락, 종교 등 『老乞大』보다 더욱 다양한 내용을 대화체 혹은 산문체로 꾸몄기 때문이다. 『朴通事』는 세종 때부터 여러 차례 간행되었던 것으로 보이는데, 안타깝게도 현재 중국어본 『朴通事』는 전하지 않는다. 현전하는 가장 오래된 판본은 『飜譯朴通事』이며, 수정본으로는 『朴通事諺解』, 『朴通事新釋(諺解)』 등이 있다. 『飜譯朴通事』는 中宗 10년(1515년) 경에 崔世珍이 중국어본 『朴通事』를 번역하고 매 漢字 아래에 중국어음을 표기하여 간행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上·中·下 세 권 가운데 趙誠穆 선생이 소장하여 오던 上卷 한 권만이 현재 국회도서관에 보관되어 있다. 중국어 원문의 매 한자 아래에 좌·우 두 세트의 중국어음이 훈민정음 자모로 기록되어 있어, 16세기 중국어 음운체계 연구가 가능할 뿐만 아니라 중국어문을 통한 문법 연구 및 어휘를 연구하는데 있어서도 매우 유용한 자료로 이용되고 있다.
중국어 원문은 매 구절을 나누어 우리말로 번역하였다. 『朴通事諺解』는 肅宗 3년(1677년) 邊暹 등 12명이 편찬한 판본으로, 李聃命의 序文에 의하면 『飜譯朴通事』를 직접 보지 못하고 『老朴集覽』을 참고하여 번역했음을 알 수 있다. 형식은『飜譯朴通事』와 큰 차이가 없으나, 『朴通事集覽』의 단어 註解를 중국어 원문 아래 우리말 번역문과 함께 夾註 형태로 실었다. 중국어 원문의 매 한자 아래 좌·우측에 중국어음이 훈민정음으로 표기되어 있어 17세기 중국어 음운체계 연구가 가능하며, 『飜譯朴通事』와의 비교를 통해서 16세기 초에서 17세기 중반 이후에 발생한 중국어 음운체계의 변화에 대한 연구가 가능하다. 중국어 원문에는 큰 차이가 없으며, 몇몇 글자의 사용에 약간의 변화가 발생했을 뿐이다. 『朴通事諺解』는 1944년 ‘奎章閣叢書 第八’로 영인된 바 있으며, 본 번역서에서 번역의 저본으로 삼은 판본이 바로 이 책이다. 『朴通事新釋』은 『朴通事諺解』 이후 중국어에 발생한 변화를 반영한 판본이다. 따라서 이 책은 『朴通事諺解』가 간행된 이후에 발생한 중국어의 어휘 및 문형을 연구하는데 매우 귀중한 자료로 이용될 수 있다. 『朴通事新釋諺解』는 『朴通事新釋』을 우리말로 번역하고 중국어음을 표기한 책이다. 英祖 41년(1765년) 金昌祚 등이 평양에서 간행한 것으로 추정되며, 3권 3책의 목판본이다. 『飜譯朴通事』나 『朴通事諺解』와 마찬가지로 중국어 원문의 매 한자 아래에 두 세트의 중국어음이 훈민정음으로 기록되어 있다. 『飜譯朴通事』와 『朴通事諺解』 사이의 음운 변화보다『朴通事諺解』와 『朴通事新釋諺解』 사이의 음운에 많은 변화가 보이며, 특히 구개음화 현상이 두드러진다. 전체적인 내용에는 큰 차이가 없으나 중국어의 원문의 표현 방식에 적지 않은 차이가 보이므로, 중국어 문법과 어휘의 변천상을 연구하는데 중요한 자료적 가치를 지닌다. | |
Part 1. 譯註 『朴通事諺解』(上)
제1/1단락 做一箇賞花筵席 (봄맞이 잔치를 벌이세)…3 제2/2단락 我有个差使 (출장갈 일이 있소)…15 제3/3단락 伱家墻如何? (자네 집 담장은 어떤가?)…20 제4/4단락 今日開倉麽? (오늘 곡창 문 여는가?)…23 제5/5단락 痒的當不得 (가려워서 견딜 수가 없습니다)…30 제6/6단락 好物不賤,賤物不好 (좋은 물건은 싸지 않고, 값싼 물건은 좋지 않은 법입니다)…33 제7/7단락 我打一副刀子 (내가 칼을 한 벌 만들려고 하네)…36 제8/8단락 按四時耍子 (계절에 맞추어 노는구나)…40 제9/9단락 伱那金帶是誰廂的? (자네 그 금띠는 누가 상감한 것인가?)…43 제10/10단락 印子鋪裏儅錢去 (전당포에 전당 잡히러 가다)…47 제11/11단락 馬不得夜草不肥 (말은 밤 여물을 먹지 못하면 살지지 못한다)…51 제12/12단락 下一局賭輸贏如何? (내기 바둑 한 판 어떤가?)…53 제13/13단락 結做好弟兄 (의형제를 맺다)…58 제14/14단락 看操馬去来 (말 조련하는 거 보러 갔었네)…61 제15/15단락 好猠皮有麽? (좋은 전피 있는가?)…68 제16/16단락 一分利錢也不肯還 (이자는 한 푼도 내려하지 않지 뭔가)…73 제17/17단락 和尙偸弄别人的媳婦 (중이 남의 처자를 농락하다)…76 제18/18단락 這幾日害痢疾 (요사이 이질을 앓았소)…79 제19/19단락 我說幾箇謎 (내가 수수께끼를 몇 개 내 보겠네)…82 제20/20단락 饋我醫馬骨眼 (내 말 배앓이 좀 고쳐주게)…90 제21/21단락 剃的乾淨着 (깨끗하게 깎아주게)…94 제22/22단락 官人娶娘子 (관인이 색시를 얻었다)…97 제23/23단락 做饋我一副護膝 (슬갑 하나 만들어 주시오)…102 제24/24단락 如今學甚麽文書? (지금 무슨 글을 배우느냐?)…105 제25/25단락 我家裏書信有麽? (우리 집 서신이 있는가?)…109 제26/26단락 混堂裏洗澡去来 (목욕탕에 목욕하러 가세)…112 제27/27단락 岀外時端的是愁殺人 (밖에 나갔을 때 많은 곤란을 겪습니다)…114 제28/28단락 敎場裏射箭去来 (사청에 활 쏘러 가세)…116 제29/29단락 養子方知父母恩 (자식을 키워봐야 부모의 은혜를 안다)…119 제30/30단락 那裏下着裏? (어디 묵고 계시오?)…124 제31/31단락 你打饋我兩張弓如何? (활 두 자루를 만들어 주겠는가?)…126 제32/32단락 你與我寫一紙借錢文書 (차용증 한 장 써 주시구려)…129 제33/33단락 那裏有賣的好馬? (어디에서 좋은 말을 파는가?)…132 제34/34단락 咱官人在那裏? (우리 어르신은 어디 계시는가?)…137 제35/35단락 有心拜節,寒食不遲 (세배할 마음만 있으면 한식날이라도 늦지 않는다)…142 제36/36단락 你曾到西湖景來麽? (서호(西湖)에 가 본 적이 있는가?)…144 제37/37단락 有苦時同受,有樂時同樂 (동고동락하세)…150 제38/38단락 道地的好胷背 (정말로 좋은 흉배 비단입니다)…152 제39/39단락 聽說佛法去来 (불법 들으러 가세)…155
Part 2. 譯註 『朴通事諺解』(中)
제41/1단락 好看的甚麽沒 (볼만 한 구경거리가 매우 많다네)…161 제41/2단락 大人不見小人過 (대인은 소인의 잘못을 나무라지 않는다)…164 제42/3단락 啇量染錢着 (염색 비용을 상의해 보세)…166 제43/4단락 分例支應 (분례를 지급하시오)…170 제44/5단락 今日買一箇小厮兒 (오늘 아이를 하나 샀네)…178 제45/6단락 怎麽還不曾修理車輛? (왜 아직도 수레를 수리하지 않았느냐?)…182 제46/7단락 船路裏来那,旱路裏来? (뱃길로 왔습니까, 물길로 왔습니까?)…186 제47/8단락 請將范太醫来看 (범(范)의원을 불러다가 진찰하도록 하라)…191 제48/9단락 人離鄕賤,物離鄕貴 (사람은 고향을 떠나면 천해지고, 물건은 고향을 떠나면 귀해진다)…195 제49/10단락 两心相照亦不難 (마음이 통하면 문제가 없을 것입니다)…197 제50/11단락 每日家閑浪蕩做甚麽? (날마다 빈둥거리며 뭣들 하는 게냐?)…200 제51/12단락 參見觀音菩薩真像去来 (관음보살상을 참배하러 가자) …202 제52/13단락 好生用心看家着 (집을 잘 지키거라)…208 제53/14단락 那厮十分做的好 (그 놈이 아주 잘 만든다네)…210 제54/15단락 若作非理,必受其殃 (이치에 어긋나는 일을 하면 반드시 재앙을 받는다)…213 제55/16단락 做甚麽飯? (무슨 밥을 지엇느냐?)…217 제56/17단락 喫的、穿的無䖏發落裏 (먹을 것과 입을 것을 둘 곳이 없다)…220 제57/18단락 正好山中之味 (산중의 운치를 즐기기에 아주 좋다)…222 제58/19단락 種甚麽菜来? (무슨 나물을 심을까요?)…225 제59/20단락 使鉤子的賊們更是廣 (갈고리를 쓰는 도적이 특히 많다네)…228
제60/21단락 這鋪裏有四季花段子麽? (이 가게에 사계화(四季花) 무늬 비단이 있는가?)…231 제61/22단락 伱寫與我房契 (임대 계약서 좀 써 주시구려)…237 제62/23단락 那瓦有破的麽? (깨진 기와가 있느냐?)…240 제63/24단락 我問伱些字樣 (내 자네에게 몇 글자 묻겠네)…243 제64/25단락 一發忘棄名與利 (명리(名利)를 한꺼번에 모두 잊을 수 있을 걸세)…249 제65/26단락 這般收拾的整齊時不好那? (이처럼 가지런히 정리하면 좋지 않겠느냐?)…252 제66/27단락 觧由得了不曽? (解由는 받으셨습니까?)…254 제67/28단락 臨了他也着我道兒 (나중에는 그놈이 내 꾀에 넘어갔다)…257 제68/29단락 伱好生用心看守着 (신경 써서 잘 돌보게)…259 제69/30단락 咱們下一盤 (우리 한 판 둬요)…262 제70/31단락 大家休打臉,好好的捽 (서로 얼굴은 때리지 말고 한 번 잘 겨루어 보세)…266 제71/32단락 街上有路麽? (길이 보이던가?)…268 제72/33단락 年時誰先走来? (작년에는 누가 1등을 했는가?)…271 제73/34단락 如今便下手縫 (이제 바느질을 하세)…275 제74/35단락 咱河裏浪蕩去来 (우리 냇가로 놀러가자)…279 제75/36단락 一百箇錢短一箇錢也不賣 (백 돈에서 한 돈이라도 모자라면 팔지 않겠습니다)…281 제76/37단락 伱家裏不有菖蒲来? (너희 집에 창포가 있지 않느냐?)…285 제77/38단락 伱那告狀的勾當,發落了不曽? (자네 그 송사는 끝이 났는가?)…287
Part 3. 譯註 『朴通事諺解』(下)
제78/1단락 恠不的虫子 (벌레 탓이 아닐세)…293 제79/2단락 冷疾發的當不的 (구역질이 나서 견딜 수가 없다)…295 제80/3단락 久後伱也得證果金身 (훗날 스승님께서도 깨달음을 얻어 부처님이 되실 겁니다)…296 제81/4단락 培塼都有麽? (벽돌은 다 있습니까?)…300 제82/5단락 買將一两疥藥来搽一遍 (옴약 한 냥을 사다가 바르게)……304 제83/6단락 這佛法最尊最貴 (불법은 참으로 귀한 것이다)…307 제84/7단락 玉體安樂好麽? (옥체만강하옵신지요?)…311 제85/8단락 捲篷樣做 (무량각처럼 지을까 하네)…314 제86/9단락 除做光禄寺卿 (광록시경(光禄寺卿)을 제수받았네)…318 제87/10단락 禍不單行真箇是 (정말 엎친 데 덮친 격일세)…322 제88/11단락 『西遊記』熱鬧 (『서유기(西遊記)』는 흥미진진하지)…325 제89/12단락 我知道伱這的甚麽東西 (이 물건이 어떤 물건인지 내 이미 알고 있네)…338 제90/13단락 喫甚麽茶? (무슨 차를 드시겠습니까?)…344 제91/14단락 我不筭工錢,多多的賞伱 (공임을 따지지 않고 후하게 주겠네)…348 제92/15단락 看捽挍来 (씨름구경을 했네)…351 제93/16단락 咱各自儘飽喫 (우리 모두 실컷 배불리 먹읍시다)…354 제94/17단락 咱打那一箇窩兒? (우리 어떤 방식으로 경기를 할까?) …359 제95/18단락 孩兒使爺娘的,奴婢使使長的 (자식은 부모의 것을 쓰고, 종은 주인의 것을 쓴다)…365 제96/19단락 甚麽長行馬?五箇鋪馬去了 (어찌 장행마(長行馬)로 갔겠소? 다섯 마리 역말로 갔습니다)…367 제97/20단락 要畵我的喜身裏 (내 초상화를 그리려고 하네)…371 제98/21단락 今早起岀殯来 (오늘 새벽에 발인했소)…375 제99/22단락 淘的米乾淨着 (쌀을 깨끗이 일어라)…382 제100/23단락 看打春去来 (입춘(立春) 행사 하는 거 보러 가세) …385 제101/24단락 北京外羅城,有九座門 (북경의 외성에는 아홉 개의 문이 있네)…391 제102/25단락 漁翁之味萬無迭 (어부의 흥취는 아무 것도 따라올 것이 없다네)…392 제103/26단락 執結是實,伏取䖏分 (모두 사실이오니 합당한 처분을 바랍니다)…395 제104/27단락 捉賊見贓,廝打驗傷 (도적을 잡는 데는 장물을 보고, 서로 싸운 일에는 상처를 살핀다)…398 제105/28단락 報信的三两 (행방을 알려주는 사람에게는 석 냥을 드립니다)…402 제106/29단락 髙麗来的秀才有麽? (고려에서 오신 수재(秀才)는 계시느냐?)…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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王霞 한양대학교 국제학대학원 중국학과 교수, 한국외국어대학교 박사(「『老乞大』 四版本詞彙硏究」)
柳在元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육대학원 중국어교육전공 교수, 한국외국어대학교 박사(『伍倫全備諺解』 中國語 音韻體系 硏究)
崔宰榮 한국외국어대학교 중국어통번역학과 교수, 北京大學 박사(「唐宋時期被動句硏究」)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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